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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차도록 완벽했던 서유럽 10일 여행(10.25-11.03 성반장님과)
  • 구분/지역패키지 > 유럽
  • 조회수 407
  • 작성자 이**
  • 작성일 2019-11-13
  • 이미지
  • 관련상품EPP316
    [전일정 일급호텔/곤돌라탑승+서유럽 4개국 10/11일] 베르사이유/융프라우/폼페이_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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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기를 쓰기에 앞서
 
잘난 것도, 특별한 것도 없는 긴 글이 될 수도 있지만, 굳이 후기를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는, 엄마와 내가 둘만 떠난 첫 여행이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잘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지 않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나는 여행을 하는 내내 10일간의 길지 않은 추억을 글로나마 꼭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것까지가 여행의 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또 우리의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주신 성종은 인솔자님과 신정화, 김태욱, 하상원, 노현경 가이드님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둘째로는, 서유럽 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은 마음에. 유럽이라는 곳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단어이지만 동시에 아주 낯선 단어이기도 하다. 특히 처음 유럽을 방문하는 엄마와 나에게 있어 유럽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치안, 언어, 음식, 무엇 하나 익숙지 않은 곳에서 10일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거의 한 달 가까이 나를 걱정에 휩싸이게 했다. 더욱이 패키지를 선택한 만큼 가이드와 인솔자는 어떤 사람일지, 함께 할 사람들은 또 어떤 사람들일지까지 걱정해야 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1일 차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그 모든 걱정은 차차 사그라들었지만. 패키지여행이라고 해서 아무 준비도 없이 떠날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 나의 부족한 글이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며.
 
 
 
2. 여행 준비
 
사실 패키지여행은 자유여행만큼 준비할 것이 많지는 않았다. 비행기, 숙소, 음식, 관광 명소까지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기때문에 내가 해야 할 일은 가져갈 짐을 꾸리는 것 정도였다. 나는 동생이 얼마 전에 구매한 28인치 캐리어를 들고 가기로 했고 엄마는 약 30인치 정도 되는 캐리어를 샀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10일분 짐에 28인치는 조금 작은 느낌이 있었다. 가을 여행이라 옷들이 다 두꺼웠던 것도 한 몫 했다. 참고로 우리는 기념품이나 선물을 들고 올 두툼한 비닐 쇼핑백(홈플러스에서 사는 큰 가방 같은)도 두 개 들고 갔다.
 
내 성격상 나는 우리의 일정, 준비 사항 등을 표로 보기 좋게 정리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시작할 수가 없었다. 문서로 정리를 끝내야 머리도 덜 복잡할 것 같았고, 그래야 짐을 더 효율적으로 쌀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일을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그 문서가 완성된 건 여행 출발일 불과 5일 정도 전쯤이었다.
 
나는 일자별 일정, 해야 할 일, 그 도시에서 꼭 사야 할 쇼핑리스트, 근처 구경거리나 맛집, 지폐와 동전 모습, 언어별 간단한 회화까지 정리했다. 실제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숫자 1-3 정도는 외워두고 현지에서 써보는 걸 추천한다. 나 역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그 나라에 갔으면 인사 정도는 그 나라 언어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한 일이었는데, 현지 가게 주인이나 버스 운전기사 등은 나의 서툰 인사를 웃는 얼굴로 받아주었다. 화폐도 미리 익히고 가니 현지에서 당황할 일이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정리를 마치니 비로소 여행을 가는구나 하는 실감도 들었고 머리로도 전 일정이 정리되었다. 꼭 이렇게까지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나같이 고약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꼼꼼히 준비해서 나쁠 건 없는 것 같다. 참고로 이렇게 해도 빼먹는건 꼭 하나씩 생긴다.
 
쇼핑리스트를 찾으면서 환전할 금액도 대충 정리했다. 가이드 비용, 선택 관광 비용 등 필수 비용까지 약 한사람 당 700유로를 환전했다. 사실 카프리섬 투어, 템스강 유람선은 할 생각이 없어 제외하고 계산했는데 현지에서 카프리섬 투어에 참여하면서 예상 못 한 지출이 생겼다. 그래도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아 그래도 visa가 되는 신용카드는 무조건!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다. 기념품이나, 지갑, 핸드백 등 큰 금액을 계산할 때는 카드가 필요하기도 하고, 혹시 쓸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면세할 때도 visa 카드가 있는 게 좋다. 참고로 환전 금액을 정할 때는 우리 인솔자 성종은 반장님이 보내주신 세세한 준비리스트가 아주 큰 도움이 됐다. 카톡을 보며 호텔에서 팁으로 지출할 1달러 10장도 챙겼다. 개인적으로는 영국에서 사고 싶은 물품이 있어 파운드도 환전을 해갔는데(영국은 유로를 사용하지 않음) 3-40 파운드 정도만 바꿔가면 충분할 것 같다. 혹시 귀찮으면 그냥 visa카드를 들고 가면 된다. 우리 팀에서도 파운드 환전은 나만 해갔는데 다들 카드로 잘 계산하셨다. 나는 그냥 그 나라에서 그 나라 돈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거라서.
 
 
^정리했던 문서 중 일부^
 
여행 준비에서 꼭 말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비행기 좌석지정. 성종은 인솔자님은 우리에게 탑승 48시간 전에 들어가서 좌석을 지정할 수 있는 링크와 방법을 문자로 보내주셨다. 방법은 간단했다. 비행기 예약 시 임의로 지정된 좌석을 일행끼리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이었다. 예약번호와 여권 및 개인 정보(영문 이름, 여권 번호, 만료 기간)를 입력하고 일행추가, 일행 정보 입력, 그리고 좌석을 변경하면 된다. 여기서도 별난 성격답게 나는 미리 우리가 탈 비행기 좌석 정보를 알아내 좌석 배치도를 익혀뒀다. 우리가 탔던 로마행 비행기인 B777 편의 경우에는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은 없지만 발을 더 뻗을 수 있는 유료 좌석이 있다.  가장 앞 열의 좌석인데 단체 예약의 경우 유료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대신 나는 그 유료 좌석을 다르게 이용해 아주 좋은 자리를 잡았다.
 
 
 
사진에서 노란 형광펜 표시를 한 곳은 유료 좌석이다. 그런데 11열 A, B는 유료 좌석이 아니다. 3-3-3 구조에서 유일하게 앞 열이 2석인 곳, 나는 곧바로 저 좌석을 선택했다. 심지어 당일에 11열 C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 그 덕에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 편하게 비행을 했다. 물론 B777 비행기 A형의 경우는 모두 3석씩이라 저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B777이면 저 좌석이 있을 확률이 높으니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실 저 자리를 잡기 위해 나는 네이버 초시계까지 동원해서 시간이 되자마자 재빠르게 정보를 입력했다. 그간의 수많은 티켓팅 경력이 이렇게 도움이 될 때가 있구나 싶어 뿌듯한 순간이었다. 참고로 런던발 비행기는 A350 이었는데, 이건 B777보다는 좌석이 꽤 넓지만 이코노미 스마티움 좌석이 있어 저런 꿀팁(?) 자리가 잘 없다. 엄마와 나는 그냥 통로를 가운데 끼고 붙어서 갔다. 어차피 귀국행 비행기에서는 거의 잠만 자서 사실상 자리가 상관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귀국행 비행기 좌석변경은 인솔자님과 함께 유럽에서 진행한다.
 
로밍의 경우, 나는 유럽 유심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을 택했다. 나는 쓰리심을 선택했는데 우려와 달리 데이터 속도도 상당히 빠르고 좋았다. 자세한 건 유럽 유심이나 도시락 등을 검색해보고 비교해서 본인과 맞는 걸 택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전압변환기는 여행사 측에서 주긴 하는데, 내걸 따로 챙겨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 같이 휴대폰 없으면 못사는 사람의 경우, 혹은 그게 아니더라도 멀티 어댑터(3구 이상)는 필수다. 가능하면 부피가 크더라도 T자형 말고 전선을 길게 늘어뜨리는 어댑터를 챙기시길. 엄마는 커피포트가 필요하다고 미니 포트를 사서 챙겨갔는데 한 번도 안 썼다. 혹시 누룽지나 컵라면을 사서 드실 분은 챙겨가는 것도 좋지만, 귀찮거나 여행 가서 삼시 세끼 식사 외에는 잘 안 먹는 사람은 굳이.
 
우리는 김, 볶음김치, 고추장 말고는 따로 한국 음식을 안 챙겨갔다. 귀찮기도 했고 괜히 무거워 질까봐. 실제로 볶음김치는 5팩 중 3팩이 남았고 김도 절반 이상, 고추장은 거의 안 먹었다. 그래도 패키지여행 중에 한식 비중은 꽤 많았다. 하루에 한 끼는 꼭 한식이었던 기억이 있다. 이때 가져간 김치나 김을 같이 먹으면 좋다. 사실 엄마와 나는 언제 한식을 먹을지를 몰라서 안 챙겨갔다가 여행 후반이 되어서야 챙겨 다녔다. 꿀팁 하나는, 한식집에 나오는 반찬이 거의 비슷한데, 나물 종류가 많으므로 고추장 튜브를 챙겨 다니다가 밥그릇에 자체적으로 미니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맛있다.
 
컵라면은 가져가면 좋긴 한데 나처럼 굳이 없으면 안 먹는 사람은 안 가져가도 된다. 대신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은 누룽지 컵 같은 걸 챙겨가서 아침에 든든히 챙겨 드셔도 아주 좋을 듯. 같이 가신 팀원분들은 이번 여행으로 누룽지의 소중함을 느끼셨다고 했다. 아, 스위스 융프라우를 위해 컵라면 하나, 나무젓가락 하나는 필수인 걸 잊을 뻔했다. 그 위에서 먹는 컵라면이 정말 맛있는데 우리는 컵라면이 아예 없어서 비싼 돈 주고 사 먹을 뻔했다가 우리 팀 이모님들이 컵라면을 나눠주셔서 끓는 물과 젓가락만 샀다. 사실 젓가락도 꽤 비싸니까 그냥 컵라면 하나, 젓가락 하나는 스위스를 위해 준비해 두는걸로. 이 일화를 쓰니 부산 출신이셨던 자매 이모님들이 많이 보고 싶다. 여행 내내 나를 많이 챙겨주셨는데 연락처도 못 묻고 와버려 아쉽다:(
 
 아, 중요한 준비물을 잊을 뻔했다. 나는 다른 것보다도 유럽의 소매치기가 가장 두려웠다. 그리고 맨날 물건을 어디에 뒀나 깜빡하는 스스로가 걱정됐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휴대폰 도난 방지끈을 준비했다. 다이소에서 1000원이면 사는 휴대폰 고리와 머리끈 하나면 완성이다.
 
 
윗부분 휴대폰 고리를 휴대폰 케이스와 연결하고 밑 고리에 머리끈을 걸어 손목에 차고 다니면 된다. 스스로가 걱정되는 분은 저걸 만들어 끼고 다니면 정말 좋다!
 
참고로 준비물과 관련한 세부 사항들을 성종은 반장님이 카톡으로 아주 세세히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생각 못 했던 걸 챙길 수도 있었다. 좋은 후기들을 보내주시기도 했다. 혹시 성종은 반장님과 함께 하는 다음 팀에게 내 후기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후기를 쓰게 된다.
 
 
 
3. 여행
 
1)이탈리아(10.25-29)
 
로마 신정화, 베니스 김태욱 가이드님들과 함께했던 이탈리아 여행.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이탈리아는 세계사, 로마 역사 등을 미리 공부하고 가도 더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성경 지식도. 그래도 가이드님들이 역사 설명을 재밌게 해주셔서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 되었다.
 
카프리섬에 갔던 날이 생각난다. 원래는 카프리섬 선택 관광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카프리섬은 날씨가 허락해줘야 볼 수 있는 섬인데 운이 좋게도 아주 맑은 날씨 속에서 관광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에 곧바로 마음을 바꿨다. 막상 이탈리아에 도착하니 카프리섬에 안 가기가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카프리섬에 있는 내내, 여기 안 왔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소렌토 절벽에서 내려다보는 카프리섬의 풍경도, 소렌토에서 사 먹었던 젤라또도, 카프리섬에서 마주했던 넓은 지중해의 푸른 빛도, 그 무엇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성악을 전공하신 신정화 가이드님이 바다 한가운데서 불러주신 노래, 현지인 가이드님이 한국어로 불러주신 노래는 아마 내가 어느 바다에 가도 계속 생각이 날 것 같았다. 카프리섬은 서유럽 패키지를 가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무조건.
 
참고로 카프리섬에 가기 전 들렀던 소렌토 골목에서 레몬 사탕을 샀는데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그곳에서 구매하는 게 가장 저렴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카프리섬에 들어가면 슈퍼 같은 곳이 하나 있는데, 포켓 커피를 사려면 꼭 그곳에서 사시길. 이탈리아에 있는 5일 동안 카프리섬의 그 슈퍼가 정말 저렴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카콜라도 그 슈퍼가 제일 저렴했다. 근데 1936 감자칩은 없었다. 아쉽게도. 그래서 그건 밀라노 마트에서 잔뜩 샀다. 카프리섬 자유시간에 추천해주신 피자가게에서 피자를 사 먹었는데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다. 네 명이 한 판 시켜 먹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굳이 추천은 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직원들은 매우 매우 친절하다. 카프레제 샐러드는 시키지 마시길. 아, 카프리섬 배 타기 전에는 1유로짜리 레몬 소다 정말 맛있으니까 한 잔 정도 사 먹으면 좋다.
 
다음날 로마 여행은 정말 정말 힘들었다. 거의 15000-20000보를 걸었다. 바닥도 고르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매우 힘든 날이 되었다. 그래도 가이드님의 세세한 설명과 함께 성당과 로마 곳곳을 둘러보면 여행을 통해 좋은 공부를 하고 간다는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신정화 가이드님의 친절하고 세세한 설명도 감사했지만 중간중간 자유시간도 많이 주시고 포토 스팟도 알려주시고 직접 사진도 찍어주신 게 참 감사했다. 자유시간 틈틈이 돌아다니면서 기념품이나 먹거리를 많이 샀다. 자유시간 절대 헛되이 보내지 마시길!
 
그리고 로마 여행은 정말 힘들어서 인솔자님, 가이드님도 단단히 준비를 시키시는데 그때 성반장님이 빌려주신 파스가 있었다. 엄마가 한 번 써보고는 너무 좋다고 극찬을 해서 사 가려고 사진을 찍어뒀는데 며칠 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세 개 사 왔다. 인솔자, 가이드님이 데려간 한식 식당 바로 옆 가게에서 쇼핑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곳에서 파스를 구매할 수 있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갔던 도시 중 가장 인상에 남는다. 그만큼 예뻤고, 내 감성을 자극하는 낭만이 있었다. 그날은 비가 왔는데 오히려 비가 와서 더 운치 있고 감성적인 여행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탄식의 다리에서 강가를 바라보는 뒷모습을 찍는 게 예쁜 것 같다. 베네치아에서 탔던 곤돌라도 재밌었고, 베네치아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었던 것도 좋았다. 곤돌라를 함께 탔던 우리 팀이 생각난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동영상도 찍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가이드님과 만나기로 했던 곳에서 급히 샀던 아이스크림 하나조차 우리의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던 소중한 기억이다.
 
수상택시에서는 역시 성악을 전공하신 김태욱 가이드님이 노래를 해주셨다. 다른 택시에 탔는데도 수신기 없이도 아주 잘 들릴 만큼 성량이 뛰어나셨다. 이 기억 역시 오랫동안 내 머리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색다르면서도 감사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수상택시는 안에서 타는 것도 좋지만 괜찮다면 밖에서 타는 것도 좋다. 비를 맞으면서도 굳이 밖에서 택시를 탔는데, 바지가 온통 빗물로 젖어버렸대도 선명하고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모습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나는 행복했다.
 
 
 
2) 스위스(10.30)
 
스위스는 가이드님 없이 성종은 반장님과 함께했다. 사실 스위스 일정은 융프라우가 거의 다라고 해도 무방하다. 대신 나와 엄마는 숙소에 도착해서 살짝 시간이 났을 때 숙소 근처 coop마트에 다녀왔다. coop마트는 우리나라로 치면 홈플러스, 하나로마트 같은 곳인데 그곳에서 스위스 초콜릿을 많이 담아왔다. 그러고 보면 우리 팀은 시간이 날 때면 숙소 근처 마트로 달려가고는 했다.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우리에게는 그 모든 순간이 웃기고 즐거웠다. 특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삼지창이 달린 문을 넘고 도로를 걸어 마트 기행을 다녀왔던 게 생각난다. 그때 얘기했듯이 어느새 그 기억은 추억이 되어 이렇게 머릿속에, 가슴속에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융프라우 준비물은 아까 처음에 말했던 컵라면과 젓가락, 그리고 경량패딩이다. 나는 무슨 자신감으로 경량패딩 하나 없이 융프라우로 향했다. 추워 봤자 얼마나 춥겠어 하는 생각이었나보다. 미친 생각이었다. 올라가는 기차 속부터 춥더니 융프라우에 도착하자 몸이 덜덜 떨렸다. 엄마한테는 아닌척했지만 사실 엄청 추워서 울고 싶기까지 했다. 같이 간 이모님이 챙겨주신 핫팩이 없었으면 벌써 동상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융프라우에 가시는 분들은 무조건 경량패딩과 두툼한 옷, 핫팩을 챙겨가길 바란다. 그래도 융프라우로 향하는 산악열차에서 내려 본 풍경은 내가 본 풍경 중 손에 꼽힐 정도로 멋있었다.
 
융프라우에서 숙소로 향할 때는 우리 성반장님 덕에 일정에 없는 기차와 버스를 타고 아주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다시 한번 이 후기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순식간에 밥을 먹고 버스를 타러 달려가던 우리 팀 모습이 생각난다. 지금도 생각하지만 잘 맞는 팀을 만난 덕에 더 즐겁고 신나는 여행을 한 것 같다. 패키지여행에서 스위스 시내버스를 타볼 줄이야.
 
참, 융프라우에 가기 전에 쇼핑센터에 들르는데 그곳에서 저렴하고 예쁜 시계를 하나 샀다. 비싼 시계들 틈에서 저렴하고 예쁜 걸 잘 골랐다. 엄마는 선물 준다고 감자 칼을 15개나 샀다. 우리가 쓸 칼로는 우리나라 흔한 감자 칼 말고 눈썹 칼 같이 생긴 감자 칼을 샀는데, 사 와서 써보니 그게 정말 편하고 좋다. 두 개 사 올 걸 그랬다. 이외에도 명품쇼핑을 할 수 있는데 성반장님께 여쭤보면 가능한 싸고 괜찮은 제품을 잘 살 수 있다. 감사하게도 한 명 한 명 즐거운 쇼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3) 프랑스(10.31-11.01)
 
하상원 가이드님과 함께했던 파리 여행. 사실 파리 여행을 이틀 했지만 세느강 유람선에서 보았던 파리 야경, 에펠탑 위에서 내려 본 파리의 야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선택 관광 6개 중 가장 좋았던 것 하나를 꼽으라면 무조건 세느강 유람선이다. 맥주를 사며 서툴게 메흐씨, 하던 나에게 밝게 웃어주던 버스 기사도, 그렇게 유람선 위에서 마셨던 맥주도, 정신없이 찍어댔던 에펠탑도 모두 생생하다. 그뿐 아니라, 에펠탑에서 내려 본 파리의 풍경은 차마 사진으로 담지 못할 만큼 아름다웠다. 여행 내내 이건 사진으로 못 담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파리의 야경이 그중 최고였던 것 같다.
 
아, 하상원 가이드님이 역사나 미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는 역사, 예술 설명을 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뒤에서 많은 이모님들이 가이드님을 칭찬하셨다. 설명을 너무 잘하신다면서. 덕분에 예술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는 나도 즐겁게 박물관을 둘러봤다. 루브르 박물관에 또 가게 된다면 가이드님이 해주셨던 설명들이 기억날 것 같다.
 
사실 파리의 둘째 날은 거의 쇼핑하는 날이라 봐도 무방했다. 약국과 쁘랭땅 백화점. 사실 유럽 출발하기도 전에 나는 바이오더마 클렌징 워터를 잔뜩 살 생각만 가득했다. 드디어 그날이 왔을 때, 하나에 만원 정도밖에 안 하는 걸 보자마자 네 개를 집어 들었다. 무게 생각은 나중이었다. 또 지인들 선물용으로 좋은 립밤을 잔뜩 샀다. 파리 약국에서는 그 정도만 사도 괜찮은 소비인 것 같다. 쁘랭땅 백화점에서는 지갑을 샀는데, 한국에서보다 훨씬 싼 가격에 지갑을 구매했다. 면세를 받으니 한국 가격과 꽤 차이가 컸다. 성반장님이 정보를 주신 덕에 현명하게 지갑을 샀는데 끝까지 어떤 거 샀냐며, 지갑 잘 산 것 같다며 가격 비교까지 해주시는 등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4) 영국(11.02)
 
사실 나는 런던이 가장 아쉬웠다. 여행이 아쉬웠다는 게 아니라 더 있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아쉬웠다. 마지막 날에 파리-런던 유로스타로 이동한 뒤, 4시까지는 히드로 공항으로 향해야 하는지라 사실상 런던을 둘러볼 시간은 5-6시간뿐이었다. 그래도 노현경 가이드님 덕에 영국박물관을 빠르고 알차게 둘러봤다. 영국 박물관에 있던 한국관이 참 기억에 남는다. 기념품을 살 시간도 있었다. 교민이 하는 가게에서 조그만 워커스 과자와 홍차 티백을 샀는데 돌아와서 더 사 오지 못한 걸 후회했다. 원래는 몰랐던 홍차 맛을 덕분에 알게 되었고 홍차와 함께 먹는 버터 과자는 내 입에 정말 맞았다. 엄마는 조금 느끼하다고 하는데 내 입에는 맛있기만 했다. 특히 홍차와 함께 먹을 때가 가장 맛있다. 여유가 되면 워커스 과자와 홍차 티백을 사 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엄마와 나는 템스강 유람선을 타지 않았다. 대신 버스를 타고 유람선이 도착할 곳으로 먼저 가서 자유시간을 즐겼다. 사실 선택 관광을 하지 않았던 큰 이유는 런던 시내를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는데 자유시간이 내 예상보다 훨씬 짧았고 그 장소도 시내와는 약간 거리가 떨어진 웨스트민스터 사원 근처였다. 굳이 런던 자유시간에 미련이 없다면 그냥 템스강 유람선을 타는 게 좋을 것 같고, 나처럼 런던 거리에서 자유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선택 안 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밌을 것 같다. 나는 그 시간 동안 빅벤, 웨스트민스터 사원, 웨스트민스터교, 런던 아이 등을 둘러보고 부츠에 가서 쇼핑도 하면서 엄마와 나름 즐거운 자유시간을 보냈다. 물론 타워 브릿지를 못 보고 온 건 많이 아쉽긴 했다.
 
 
 
 
4. 여행을 마치며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10일간의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사실 여행 자체의 후기보다는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위주로 전달하려다 보니 긴 글에도 불구하고 못 쓴 내용이 많다.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았는데. 이 길기만 한 글을 읽어줄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내 글을 보고 유럽여행을 결심하거나, 혹은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조그만 희망을 걸어본다. 첫 유럽여행, 모르는 것도 무서운 것도 많았던 시작이었지만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서준 성반장님과 유익한 설명으로 우리를 이끌어준 가이드님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항상 웃으며 함께 한 28명의 우리 팀원분들이 있었기에 무사히 여행을 마무리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여행 내내 함께한 자매 이모님들, 2조 소녀시대 이모님들, 패딩 빌려주신 하동 아주머니 아버님, 곤돌라에서 영상 찍어주신 아버님 어머님, 떼제베 1등석 함께 탔던 어머님 아버님, 누룽지 나눠주셨던 모녀 두 분, 우리 3조 두 분 등등 생각나는 분들이 너무 많은데 기회가 되면 또 성반장님 팀으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우리 팀원분들, 즐거웠던 10일간의 유럽여행에 함께할 수 있어 저희는 너무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어디에서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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